'2010/02'에 해당되는 글 16건

  1. 2010.02.28 모닝콜을 부탁해 (4)
  2. 2010.02.26 나도, 그리고 아마 그녀도 (6)
  3. 2010.02.26 천박해질 권리 (5)
  4. 2010.02.24 순간, (6)
  5. 2010.02.20 꿈에서 온 트랙백 (16)
  6. 2010.02.19 당신도 우리를 보나요? (8)
  7. 2010.02.17 찌질한 특기 (6)
  8. 2010.02.16 그섬 (10)
  9. 2010.02.16 20050902 날씨맑음 (10)
  10. 2010.02.13 찍을 수 없는 것 (12)

모닝콜을 부탁해

2010.02.28 11:16 from pour Moi

 

 

 

 

 

 

 

 

 

 

 

 

 

 

 

 

 

 

피터팬콤플렉스 - Morning call

 

 

 

이건 뭐,

 

티비에 나오는 희열옹을 보는 느낌과 흡사하야

애처로우면서 난감하면서 거참 이를 어째 ㅋㅋㅋㅋ

숨막히게 진지한 표정이신데,

웃어서 죄송합니다

 

그래두 모닝콜, 감사합니다

사실은, 모닝콜 전에 이미 기상하였습니다

이런 날은 왠지 기분 좋아요,

이제 전장으로 고고씽할 시간!

 

자, 고속버스를 타야합니다, 무려 고속입니다

밤이 지나고 아침이 되면 분명 나는 원고를 끝장내고 유유히

삼일절 기념 나들이를 졸면서 가고 있겠습니다,

차창에 머리 쿵쿵 찧어가면서, 흐흐흐

 

그러리라 믿슘미다, 그래야만 함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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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그리고 아마 그녀도,

이 세계를 좋아한다고 생각해.


 

얼마나 미쳐 돌아가는 세상이든

마지막까지 애착할 수밖에는 없다는 것,

어떤 더러운 일을 겪든 살아있음은 소중하다는 결론..

늘 숨이 차는 급경사다, 그래도 그런 오르막길을

기어이 오르고 싶은 기분, 이라는 게 있다.

그럴 때 나는 일본 영화를 본다.

 

아는 우리말 단어가 몇 개 안 되는 노리코씨와 이틀 꼬박 편집실에 갇혀 지냈다.

진절머리나는 열세 개의 테잎과 토나오는 타임코드들과 함께.

나는 펭귄과 함께 갇힌 코끼리의 기분이 되었다. 한쪽은 꿱꿱 거리고,

한쪽은 귀로 부채질만 해댄다. 내가 보는 이것이 끔찍하게 긴 판타지무협액션멜로영화, 라고 상상했다.

정말인가 보았다, 억지스럽지만 어쨌든 끝은 났으니까.

 

'오이시'며 '쓰고이'며 감탄사라면 아주 신물나지만,

언젠가 삿포로에 가고 싶다.

아이누의 언어로, 건조하고 광대한 땅.

밖에는 눈이 아니라 비가 내리고, 지금 내가 보고 싶은 건

북해도의 위성사진과 신카이 마코토.

 

사랑, 이란 게 어느 순간 아연해지듯

환멸도 그렇게 무뎌져야 옳다. 라고 말한다면

노리코씨는 분명 아연하다는 말과 무뎌진다는 말, 그리고

환멸이란 단어를 모를 것이다.

 

이거참 멋지다.

통역되지 않아도 좋을 말들이 있다. 이토록 편협한 세계를,

아직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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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박해질 권리

2010.02.26 03:42 from paRamnésie

 

어떤 곳을 지옥이라고 말한다고 해서 사람들을 그 지옥에서 어떻게 빼내올 수 있는지,

그 지옥의 불길을 어떻게 사그라지게 만들 수 있는지 까지 대답되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따라서

우리가 타인과 공유하는 이 세상에 인간의 사악함이 빚어낸 고통이 얼마나 많은지를 인정하고,

그런 자각을 넓혀나가는 것도 아직까지는 그 자체로 훌륭한 일인 듯하다.

이 세상에 온갖 악행이 존재하고 있다는 데 매번 놀라는 사람, 인간이 얼마나 섬뜩한 방식으로

타인에게 잔인한 해코지를 손수 저지를 수 있는지 보여주는 증거를 볼 때마다

끊임없이 환멸을 느끼는 사람은 도덕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아직 성숙하지 못한 인물이다.

나이가 얼마나 됐든지 간에, 무릇 사람이라면 이럴 정도로 무지할 뿐만 아니라

세상만사를 망각할 만큼 순수하고 천박해질 수 있을 권리가 전혀 없다.


수잔 손탁  ‡  타인의 고통 中

 

 

 



 

 

 

 

 

 

 

 

 

 

 

 

 

 

 

 

 

라디오는 어때? 라고 당신이 물었을 때

그 화창한 봄의 수목원에서요,

매일매일 빨고 또 빤 빨래를 색이 다 빠질 때까지

유한락스에 손이 삭아서 없어질 때까지 문대고 있는 기분이에요, 라고 내가 말할 때

당신 손엔 수잔 손탁의 책이 들려 있었지요. 재밌어요, 그책?

고통인데, 재밌을리가. 그래봐야 타인의 것이잖아요.

그리고는 꽤나 짜증스런 선문답이 이어졌는데, 내가 했던 말도 당신이 했던 말도

기억에 없어요. 당신은 꽃들 속에 지친 듯 앉아있었고,

나는 카메라를 들고도 사진을 안 찍었지요.

왜 그랬을까요, 봄이 너무 휘황하여 그랬나요?

그 봄이 또 오려는지 오늘은 날이 따스했지요, 이제는 당신에게 말하고 싶었어요.

이것은 다른 무엇과 마찬가지로 타인의 고통, 일 뿐이라고요.

미안하단 말 듣기 싫고, 무력하단 말은 더 듣기 싫고

그냥 읽지 않을 책의 목록이 좀 더 생겼습니다, 라고요.

말하건대 수잔 손탁은 읽지 않겠어요, 아무와도 수잔 손탁에 대해선 이야기 않겠어요.

이것이 당신에 대한 내 애정과 환멸과 고통에 대한 맹세라면 코웃음 칠 건가요?

그래도 다행인 건, 다시는 수목원에 안 가겠어요,

라는 말은 죽어도 못 하겠네요.

무엇을 잃어도 아 수목원에는 가고 싶어요, 어서 장미가 피어서,

그 화려한 것들을 차마 찍지는 못하고 보고만 싶어요,

느리게 지나는 오후 내내, 넋을 놓고. 천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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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2010.02.24 03:16 from luMière

 

 

 

 

 

 

 

 

 

 

 

 

 

 

 

 

 

 

 

 

 

 

 

 

 

 

 

 

 

 

 

 

 

 

 

 

 

 

 

 

 

 

 

 

 

 

  철커덩,

 

  표피의 감각이 감정이라는 핵심에 도달하는 것은

  순간이다

  그러나 절망적이게도

  중심으로 돌진해버린 것은, 다시 돌아나올 길이 없다

  그 막다른 골목에서 나는

  붉게 물드는 바다를, 그녀를, 보고 있었다

 

  철커덩, 빛이 닫힌다

  눈이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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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서 온 트랙백

2010.02.20 22:16 from paRamnésie

 

 

 

 

 

 

 

 

 

 

 

 

 

 

 

 

 

 

 

 

 

그러니까, 안녕,

 

어젯밤엔 꿈많은 얕은 잠이 왔었습니다

그 꿈속에서 나는 웃었습니다

한 순간도 울고 싶은 적이 없었습니다

그 꿈에 있는 동안, 바람이 불고, 나는 뿌리없이 흔들리고

뿌리가 돋아 그 뿌리가 뽑힐 때까지 흔들리고

그러고도 나는 웃었습니다

 

얼굴도 없는 당신이 내게 말했었습니다

넌 일생 미움 받지 않으려고 발버둥쳤지만

그것은 사랑 받지 않으려고 발버둥친 거와 같았어,

순간 그곳은 호수가 되었습니다

저기, 쉴새없이 자맥질하는

오리가 보여요,

 

쏴버리고 싶다, 라고 생각하자

내꿈의 전지적작가가 내게 말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총을 가져본 적이나 있었니,

너의 영혼은?

라고 말하자 참지 못하는 것은

내 영혼입니까, 오리입니까, 내 가져본 적도 없는 빈총입니까

 

방아쇠를 당겨본 일 없으나

나는 알고있습니다, 자각몽을 꾸는 자에게

총 따위는 필요 없어요,

자맥질하는 오리의 젖지 않는 꽁지털 빛깔이 곱다고 생각합니다

저와 같은 것들이 내가 한껏 탐낸 꿈이었으니

안녕이라고 말하지 않아도 이꿈은 끝나게 되어 있으니

 

그러니까, 안녕,

이라고 나는 말해보았습니다

그러니까, 안녕,

숱한 내 에필로그들

에필로그의 에필로그들, 의미도 없이 반복하여

그러니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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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 년만의 심야영화. 오늘 보려 했던 것은

사실, 의형제, 였다

하지만 어쩌면 나는 집을 나설 때부터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의형제보다 먼저 봐야만 했던 영화, 이상하게도 그 꿈같은 세계를 보고싶지가 않아서

그 세계에 마음을 빼앗기고 싶지가 않아서 이리저리 피하고

눈가리고 아웅, 하던 중이었지만, 결국 볼 것이란 생각이 든 것이다

아니, 보겠다는 결심을, 한 것이다 드디어,

 

아바타.

 

왜 그랬는지,

거짓으로 만들어놓은 그 세계가 세세하고 견고할수록

나는 마음이 아팠다

수풀 속에서 상상도 못한 동식물들이 튀어나올 때마다

옴마야, 하고 가슴을 쓸면서 나는 놀란 것이 아니라

마음이 쓰라렸다

한 가지 묘한 것은 극이 진행될수록 그 세계는 온통 다 망가져가는데도

시작할 때의 그 쓰라림은 줄어들었고 뛰던 가슴이 잦아들었다

이 아름다운 것들은 다 꿈이다, 라고 생각했던 마음이

어쩌면 이건 꿈이 아닐 거야, 라고 생각하더니

이내 이건 꿈이 아니라, 이 세계야,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무엇이었을까

 

우리로 하여금 현실과 멀리 떨어진 한 세상을 만들게 하고

침입하게 하고 탐험하게 하고

처참히 무너뜨리게 하고

마지막엔 구원하게도 한 것,

 

그리고 모두가 나란히 어둠 속에서 이상한 안경을 쓰고

그 세계를 웃게 하고 울게 한 것

당신과 맞잡을 길다란 촉수가 없음을 한탄하게 하고

I see you, 라는 말을 남몰래 따라해보게 만든 것,

 

이것은 꿈인가요, 가질 수 없는 꿈이어서

이토록 아픈 건가요, 현실에서 뻗어나온 그러나 현실에서 가장 먼 꿈

그것들이 눈앞에서 보란듯이 무너져갈 때..

우리가 그들을 보듯이, 아아,

 

당신도 우리를 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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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질한 특기

2010.02.17 18:46 from morceAu

 

 

 

 

 

네스티요나 - 사라지지 않는 밤

 

 

 

01 찌질한 특기로다

 

단지 사진의 문제‚ 였던 것이

어느 새 삶의 태도 문제‚ 로 활활 번져간다

나는 억울하다‚ 고집 부린 적 없다

그렇기에 더 괴로운 것이다

의도가 아니라‚ 감출 수 없는 내 무능력‚ 이므로

 

위험하다

네스티요나를 반복재생해대는 오후

 

 

02  그녀가 썼다, 인격은 행동이야

 

그래 그렇구나, 인격은 물론

때로는 진심을 드러내는 것도 행동이지, 말이나 글이 아니라

그런데도 그때 분명 그 사람은 웃고 있었어,

어떻게 속일 수 있었을까? 속인다고 속을 수 있었을까?

그럴 수 있었던 그 마음들에 경멸을.

 

 

03 아득한 고층 아파트 위

 

태양이 가슴을 쥐어뜯으며

낮달 옆에서 어찌할 바를 모른다

치욕에 관한 한 세상은 멸망한 지 오래다

가끔 슬픔 없이 십오 초 정도가 지난다

가능한 모든 변명들을 대면서

길들이 사방에서 휘고 있다

그림자 거뭇한 길가에 쌓이는 침묵

거기서 초 단위로 조용히 늙고 싶다

늙어가는 모든 존재는 비가 샌다

비가 새는 모든 늙은 존재들이

새 지붕을 얹듯 사랑을 꿈꾼다

누구나 잘 안다 이렇게 된 것은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태양이 온 힘을 다해 빛을 쥐어짜내는 오후

과거가 뒷걸음질 치다 아파트 난간 아래로

떨어진다 미래도 곧이어 그 뒤를 따른다

현재는 다만 꽃의 나날 꽃의 나날은

꽃이 피고 지는 시간이어서 슬프다

고양이가 꽃잎을 냠냠 뜯어먹고 있다

여자가 카모밀 차를 홀짝거리고 있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듯도 하다

나는 길 가운데 우두커니 서 있다

남자가 울면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간다

궁극적으로 넘어질 운명의 인간이다

현기증이 만발하는 머릿속 꿈 동산

이제 막 슬픔 없이 십오 초 정도가 지났다

어디로든 발걸음을 옮겨야 하겠으나

어디로든 끝간에는 사라지는 길이다


심보선  ‡  슬픔이 없는 십오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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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섬

2010.02.16 21:35 from luMière

 

 

 

 

 

 

 

 

 

 

 

 

 

 

 

 

 

 

 

 

 

 

 

 

 

 

 

 

 

  설마 너는 그때,

 

  추억이란 단어를 말하려 했던 건가

  그건 단지 깨끗하게 밀봉된 먼지일 뿐이라고

  그 말에 끝내 고개 끄덕이긴 싫었지만, 다시 그 섬에 간 것은

  내 뒤늦은 대답이었다

 

  우음도,

 

  바람 부는 날이면 우우

  소울음 소리가 들린다던 그 섬에는

  오늘 우편물이 없고, 내가 너를 기다린 일 따위도

  없던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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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02 날씨맑음

2010.02.16 21:26 from paRamnésie

 

 

 

푸디토리움 - 그저 그렇고 그런 기억

 

 

헤어졌어,

 

간만에 전화를 걸어온 친구 녀석이 아주 아주 드라마틱한 이별 이야기를 들려준다.

목소리가 덤덤하다 못해 명랑하다. 뻥치시네.. 진짜야, 3주 전에..

정말? 아니 왜, 너희 잘 지냈잖아.. 나또한 믿기 힘든 일이었어.


과연 그들의 스토리는 드라마에나 나올법했다.

요는 자신들의 의지가 아닌 채로, 여전히 사랑하는 채로

다른 불행이 갑작스레 불어닥쳐, 조각배 같은 사랑을 난파시킨 것이었다.

그들로선 불가항력일 것이었다.


어떡하니.. 받아들이기 힘들었겠다.


하지만 친구야, 정말 미안한데, 그 순간 나는 니가 부러웠어.

마음이 변해서 돌아선 게 아니니까, 싫어져서 손을 놓은 게 아니니까

그리고 말야, 아무 일 없듯 쏟아지는 햇살 아래, 수많은 인파 속에

미처 어찌할 수도 없이, 커단 눈물방울을 뚝뚝 떨굴 만큼

말만한 청년이 그렇게 서러이 울만큼

극적인 슬픔은 흔하지 않아, 아마 네게도 다시는 없는 순간일 거야.

그래서 치명적인 사랑은 멋지고, 이별은 더욱 그래.


내 슬픔이 아니라서 이렇게 말한다구? 그래.. 맞아.

나는 아직도 이렇게 세상물정 모르고, 사랑도 모르고 이별도 모르고..

남들 이야기나 주워들으며 울고 또 웃어, 이것만으로 나는 충분히 버거워.

그리고 한 가지 더 솔직히 말하자면 말야, 어쩌면 그 모든 일이

그녀의 핑계일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 물론 그녀를 모르고 하는 얘기야..

아무도 그런 나쁜 거짓말로 이별하진 않겠지.


하지만 버젓이 이런 말을 끄적대고 있는 내 자신의 악랄함을, 조금쯤 즐기고 싶다면

너는 나를 이해해줄까?

그리고 너를 위로한답시고 다른 얘기만 엄청스레 떠들었던 그날.

드라마틱하지 못한 내 씁쓸한 스토리는 명함도 못내밀었지만..

그 알 수 없는 부끄러움을 느끼는 순간, 나는 비로소 인정하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래, 나는 별것 아닌 기억에 매달렸고, 그 모든 것은 거짓

아니, 이름 붙일 수 있는 그 무엇도, 아니었다고.

 

이 노래의 제목을 보는 순간, 불쑥 생각났었다. 4년전 일기.

울고불고 난리쳤던 이 커플은 그로부터 몇 년 후 결혼했다.

문득 궁금하다, 가사노동과 육아와 숱한 문제들로 맹수처럼 으르렁댈 때

헤어져 죽을 듯이 아파하던 그 날들의 기억은

가슴의 어느 쪽에 보관돼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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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을 수 없는 것

2010.02.13 21:55 from songErie

눈보라, 열네번째 사랑의 방

열아홉번째 사랑의 방

아홉번째 사랑의 방

짚으로 만든 오두막

겨울의 방

쌍둥이들

채색 유리창

떠나간 사랑의 방

열두번째 사랑의 방

 

 

처음 카메라라는 물건이 좋아졌을 때, 포콩을 알았다.

그때 처음 본 사진은 푸른 물가에 아이들이 앞사람 어깨에 팔을 걸고 줄지어 선 모습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그것은 줄지어 세워져있는 어린이 마네킹이었다. 그것이 가짜인 것을 한참 후에 알고는

오히려 반해버렸다. 거기엔 뭉클한 아름다움이 있었다, 절박하리만큼 또렷하게 연출된.


“우리는 어떤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 사진을 찍는다.

 그러나 소유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음을 곧 깨닫게 된다.

 하여, 잃어버린 것의 영광을 노래하기로 결정하자, 기적이 일어난다.

 부재에 적응하려고 세심히 노력함으로써, 현존의 매우 확고한 인상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사진은 종교적 실천이다.

 얻으려 생각하는 것을 얻지 못하고, 구하려 생각하는 것을 구하지 못하지만

 더 많이 얻고, 더 많이 구할 수 있으니 말이다."


"가장 찍고 싶은 것이 가장 찍을 수 없는 것이다, 사랑의 얼굴...

 눈을 뜨면, 행복이 지나간 통로인양 완강히 남아 있는 한 꿈의 추억.

 행위는 모두 사라지고, 남은 것은 사랑하는 이에 대한 빛살처럼 퍼지는 인상뿐이다.

 그의 곁에 있었고, 그의 존재가 줄 수 있는 모든 은혜를 받았다는, 무한한 향수가

 아침나절을 술렁이게 한다. 천사의 그림자, 전부의 옆을 지나온 느낌."


"흔적들, 잔해들, 부재의 광경으로 생명, 열, 현존의 가장 높고 강렬한 힘을 환기시키는 것...

 나는 빈 방에 남겨진 만남의 자취, 사랑하는 이가 머물렀던 흔적들이 그 어떤 초상보다 더 강렬하게

 감정의 현존을 표현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그것은 디지털 방식 이전의 것이요, 그 어떤 특수 효과도

 사용하지 않은 것이었다. 사진 찍힌 것은 모두 진실이다."   Bernard fau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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