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빨간 혀

2010. 3. 2. 13:54 from luMière

01

   

 

  빨간 혀의 의미를 우리는 멋대로 해석했다.

 

  찍지마, 꺼져!

  너도 덥냐, 나도 덥다. 등등

  그냥, 메롱. 이라는 단순한 주장도 있었고

  빡큐. 같은 욕설도 다소 있었다

  하지만 나는 저 꽃잎처럼 붉고 둥근 혀에서

  욕이 발음되리라고는 상상되지가 않았다

  저녀석의 모국어가 뭔지는 몰라도

  팻매쓰니를 좋아하는지는 몰라도

  내 귀가 들은 말은 분명

 

  Are you going with me?

 

  였다, 저 덧없는 표정으로

  네가 두어번 컹컹 짖기라도 했더라면

  나는 아주 확신했을 것이다. 그래 가자, 답했을까

  하지만 다시는 너를 만날 수 없겠지, 너의 울음을 들을 수 없겠지

  언제나 여행은 끝나고, 언제나 안 돌아오는 것들만 그립다

  그러니 나는 너를 잊지 않을 것이다,

  내 귀가 처음 들은 어떤 언어처럼

  그렇게 불쑥 내뱉어진

 

  너의 빨간 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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