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만 몰라

2010.01.09 16:44 from paRamnésie

 

광막한 우주는 싫어, 너무 멀어서 내가 몇광년을 울어도 못들을 거잖아, 옹기종기 집들이

 

담을 맞댄 곳, 부디 새벽에는 떠들지 말아줘요, 나무 딱 한그루 심을 만한 뜰이 있었으면

 

하지만 넓은 방은 싫어, 폐쇄공포증을 일으키지 않을 만큼만 지붕이 낮고 좁은, 그러나 아늑한 곳

 

그래서 나는 여기가 좋았어, 근데 어쩌지, 자꾸 여기가 너무 외롭고 아프고 그래

 

무엇보다도 내가 이집에 가진 미련, 이웃들에게 가졌던 미련, 집은 무너져가는데

 

그런 것들은 여전히 지붕 위에서 거짓말처럼 빛나잖아, 어딘가 다른 곳으로 숨어버리고도 싶지만

 

알고있어, 이사갈 수도 없는 마음, 당신만 몰라. 이렇게 뜻없이 마음이 저리는 날에는

 

아주 멀리로 가서, 아무도 날 모르는 곳으로 가서 나를 잊어버린 당신에게

 

보고싶다는 당혹스런 편지를 쓰고 싶은 거야, 우습게도 말이야,

 

 

 

-그곳을 떠나며

 

 

 

 

 

 

 

 

 

 

 

 

 

 

 

 

 

 

 

 

 

 

 

 

 

 

 

                                                                      오소영 - 그만 그 말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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