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돼.있.다.

2010. 1. 12. 18:29 from paRamnés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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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모금 훅 들이키자마자

코에서 뭔가 뜨듯한 액체가 후두둑 하고 쏟아졌다

코피, 인 줄 알았으나, 방금 마신

커피, 였다

 

 

맙소사, 목구멍과 콧구멍이 이어져 있다는 사실을 새삼

이렇게 난감한 경로로 깨달을 줄은 몰랐다

약 3초간의 역겨움에 이어, 조금 더 긴 안도감이 몰려왔다

연.결.돼.있.다.

 

 

어디서 고양이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환청이다

어제 부모님 집에 다녀오면서 차에 숨어탄 고양이는

한 시간 거리인 이 아파트에 도착해 트렁크를 열자마자

선물상자속의 스프링인형처럼 튕겨져나와 그대로 달아나버렸다

 

 

내게서 묻어온 고양이,

시골고양이가 도시 한귀퉁이에 떨궈져있다 생각하니

짠한 마음을 어찌할 길 없다, 하지만 찾아나설 엄두도 나질 않는다

달아난 여자와 고양이는 잡는 게 아니라는 할머니 말 때문이다

 

 

하지만 알고있다

우유를, 귤을 사러간다는 핑계로 온 동네를 뒤지겠지,

늦은 귀갓길 낯선 도둑고양이를 보고도, 나비야, 한번쯤은 불러보겠지,

우리가 정말로 맞닥뜨린다해도, 너는 나를 모르고 지나치겠지

 

 

라고 생각하면 나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기분이 되지만,

하지만 어쩌면 괜찮을 것이다

너를 되찾지 못하는 한, 이 이별이 나를 아프게 하는 한, 우리는

연.결.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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