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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10 네, 제 탓이었어요 (4)

네, 제 탓이었어요

2010.01.10 16:27 from morceAu

 

01   네, 제 탓이었어요.


그녀는 그를 유심히 뜯어보았지만
그 눈길에서 다정함이 묻어났다.

그녀가 미소 지었다.

 

흉터에는 신기한 힘이 있지.
과거가 진짜 있었던 일이라는 것을
일깨워 주거든.
흉터를 얻게 된 사연은 결코 잊을 수 없지,
안 그런가?

 

코맥 매카시  ‡  모두 다 예쁜 말들

 

 

 

02  내가 사랑한 시절들, 내가 사랑한 사람들, 내 안에서 잠시 머물다 사라진 것들,

 

지금 내게서 빠져 있는 것들... 이 책에 나는 그 일들을 적어놓았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그 일들을 다 말하지는 못하겠다.

내가 차마 말하지 못한 일들은 당신이 짐작하기를. 나 역시 짐작했으니까.

이제는 경정산만이 남은 이백에게 마주 보아도 서로가 싫지 않은 사람들이 모두 사라졌다는 사실을,

그리워라는 말에는 지금 내게 당신이 빠져 있다는 뜻이 담겼다는 걸 짐작했으니까.

당신도, 나도, 심장이 뛰고 피가 흐르는, 사람이니까. 호-야레호-,

내게는 이제 경정산만이 남아 있을 뿐이니까. 호-야레호-,

당신도, 그 어떤 사람도 결국 그럴 테니까. 그렇게 우리는 충분한 존재가 될 수 없는,

도넛과 같은 존재니까. 이제 다시는 이런 책을 쓰는 일은 없을 테니까.

 

김연수  ‡  청춘의 문장들, 서문 中

 

 

 

03  당신과 나와 이별한 때가 언제인지 아십니까.

 

가령 우리가 좋을 대로 말하는 것과 같이, 거짓 이별이라

할지라도 나의 입술이 당신의 입술에 닿지 못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 거짓 이별은 언제나 우리에게서 떠날 것인가요.

한 해 두 해 가는 것이 얼마 아니 된다고 할 수가 없습니다.

시들어가는 두 볼의 도화(桃花)가 무정한 봄바람에

몇 번이나 스쳐서 낙화가 될까요.

회색이 되어가는 두 귀 밑의 푸른 구름이, 쪼이는 가을볕에

얼마나 바래서 백설(白雪)이 될까요.

머리는 희어 가도 마음은 붉어 갑니다.

피는 식어 가도 눈물은 더워 갑니다.

사랑의 언덕엔 사태가 나도 희망의 바다엔 물결이 뛰놀아요.

이른바 거짓 이별이 언제든지 우리에게서 떠날 줄만은 알아요.

그러나 한 손으로 이별을 가지고 가는 날은

또 한 손으로 죽음을 가지고 와요.

                        

한용운  ‡  거짓 이별

 

 

 

04  이거참, 무슨 증세인지

 

아래 마감선을 가지런히 맞춰야 직성이 풀리니,

내용이 짧은 포스팅을 하고나면 볼 때마다 자꾸 신경이 거슬리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세 페이지에 나뉘어 있던 글을 한 페이지로 합쳤다.

덕분에 폴더의 성격을 약간 수정하게 됐지만,

그래도 좀 정리가 된 듯한 기분..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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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hoopoonk 트랙백 0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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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2010.01.12 10:57

    비밀댓글입니다

    • addr | edit/del 슈풍크 2010.01.12 13:13

      아, 우리들은 증거가 필요해요.
      시간, 이라는 범인은 끝까지 도주하겠지만요..

  2. addr | edit/del | reply 꼬뮌 2010.01.14 10:47

    살갗에 선명한 흉터는 우리에게 말해줍니다.
    상처는 언제나 충분하다는 것을 말입니다.

    • addr | edit/del 슈풍크 2010.01.14 11:06

      '충분하다'라는 말씀에 공감해요.
      더 어그러지지도, 더 나아지지도 않으니
      언제나 남거나 모자란 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흔적 반갑고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