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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3.30 두 개의 진실 (12)
  2. 2010.02.03 여행하는 남자 (4)

두 개의 진실

2010. 3. 30. 22:18 from luMiè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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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고기들이 날고 있었는지,

  그들이 하늘을 걷고 있었는지, 알 수 있겠어?

 

  틀림없이 하나만 옳고 하나는 틀렸다는 말은,

  그때의 내가 원한 것이 아니란 것을

  너는 몰랐고 모르고 앞으로도 모를 테지,

  하지만 모를 거라는 사실이 슬프다기 보다

  몰라도 상관없다는 사실이 오히려 위안이었다

 

  지금의 나는 그랬다, 그 사라진 절터에는 연못이 하나

  있었는데 말야.. 라고 설명할 니가 없다는 사실이

  어쩜 놀랍지도 않을까, 물속의 잉어들이 사람을 두려워 않듯이 말야

  이제 우린 서로 다른 세계에 있고, 그래서

  두 개의 기억이, 두 개의 상처가

  모두 다 진실일 수도 있다는 사실이 어쩐지 고마웠다고,

  나는 수면에 대고 속삭이듯이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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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서정적자아 2010.03.30 22:26

    사진은 언제나 좋고.
    글도 좋네요. ^^

    • addr | edit/del 슈풍크 2010.04.01 11:30

      넓고 따스한 마음으로
      보아주시니까요..
      기쁘고 감사하고 그래요. :)

  2. addr | edit/del | reply 旅인 2010.03.31 14:23

    물에 비친 풍경이 늘 슬픈 것은 풍경이 눈물을 닮아서인지 거꾸로 라서인지 잘모르겠습니다.

    저기 두사람은 이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네요.

    • addr | edit/del 슈풍크 2010.04.01 11:32

      현실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니까요.
      반영사진을 보면 늘 슬픈 꿈을 꾼 것같은 기분이 듭니다.

      물속의 세계와 물밖의 세계만이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네, 저 두사람도, 그렇네요.

  3. addr | edit/del | reply 꼬뮌 2010.04.01 00:48

    낡아빠진 노래가 생각나네요.
    나는 아직 두 진실이 때때로 충돌합니다.
    외부의 언어로 말하고 싶네요

    • addr | edit/del 슈풍크 2010.04.01 11:35

      그것은 어떤 노래였을까요..
      이렇게 많은 층위의 진실들이 존재하는데
      진실인 것과 진실 아닌 것을 구분하려던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이었나를, 생각합니다.

  4. addr | edit/del | reply TreeBatman 2010.04.01 23:24

    진실과 거짓의 분별은 무의미한 것
    오직 진리 만이 유일할 뿐 ^^
    예쁘네요

    • addr | edit/del 슈풍크 2010.04.02 22:59

      하나가 옳다고 판단되는 순간
      그 외의 것은 모두가 그른 것이 돼버리는 상황이
      참 슬픕니다. 그럼에도
      이 사진을 예쁘게 보아주셔서 기쁘네요.
      방문 감사해요 :)

    • addr | edit/del TreeBatman 2010.04.02 23:47

      선불교 공부하시나요~?
      한방 맞았군요.ㅎㅎ

    • addr | edit/del 슈풍크 2010.04.04 14:05

      공부는 해본적 없습니다만,
      제 사상이 그쪽에 가깝나요? :)

  5. addr | edit/del | reply 위소보루 2010.04.04 18:33

    그건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것이다라는 댓글을 달려고 했는데 글을 쓰다가 생각해보니 그건 동전의 양면이 아니라 한면에 같이 존재하는 것이 더 맞겠단 생각이 드네요

    • addr | edit/del 슈풍크 2010.04.08 02:02

      댓글을 읽으며
      한면만을 가진 동전이 존재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럴 수는 없겠지만요..
      이걸 쓸 때의 제 마음을 이해해주신 것 같아서,
      고맙습니다. 위소보루님 :)

여행하는 남자

2010. 2. 3. 11:51 from paRamnés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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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하는 남자를 상상한다

 

  강박증처럼 잠시도 가만 멈춰있지 못하는 남자

  자기 생의 과제라도 되는 듯

  가는 곳의 모든 기둥들마다 그 여자의 이름을 새긴다

 

  살아서 다시는 함께 떠날 수 없을 여자의 이름을,

 

  그곳에 가본 적도 없는 그녀가

  영원히 그 낯선 기둥에 묶여있으리란 것은

  그만이 아는 범죄 같은 거였다

 

  이 범죄가 완전하다면 그녀는 때로

  낯선 곳에서 자기와 같은 이름을 발견하고는

  신기한 듯 손뼉이라도 칠지 모른다

  더더욱 완전하다면 그녀는

  그곳에 가보지 못한 채 죽을 것이다

 

  언제까지? 라고 누군가 물었을 때

  그는 말했다, 그건 나도 모르죠

  어쨌든 그녀가 더 이상 걸을 수 없을 때까지

  끌고 다닐 작정이에요

  어쩌면, 그녀가 나를 끌고 가는 걸지도

  더 이상은 못가, 내 쪽에서 먼저 주저앉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아시겠어요?

  이건 처음부터

  그녀 쪽에선 멈출 수가 없는 여행이에요

  이것은 내 범죄이고, 내 형벌이고

 

  내 기억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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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클리티에 2010.02.03 18:58

    슈풍크님 보면 어쩌면 저랑 좋아하는 색이 비슷한지도 모르겠어요.
    자주색, 보라색 좋아한답니다.. ^^*

    • addr | edit/del 슈풍크 2010.02.04 13:13

      클리티에님, 빙고! ㅋㅋ
      자주색, 보라색을 제가 좀 남발했죠?
      좀 많이 좋아해서요.

  2. addr | edit/del | reply 위소보루 2010.02.04 09:47

    프로메테우스의 형벌이군요. 내 범죄고 내 형벌이니..

    불을 훔쳤다는걸 기억해주는 이도 자신밖에 없으니.

    • addr | edit/del 슈풍크 2010.02.04 13:17

      아, 그렇네요. 훔친 불덩어리..
      어떤 죄를 가장 뜨겁게 기억하는 건
      그 자신의 가슴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