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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20 살겠다,

살겠다,

2010.01.20 16:03 from paRamnésie

                       

 

 

 

 

 

 

 

 

 

 

 

 

 

 

 

 

그런 말은 그럴 때에 하는 것이 아닙니다

 

널 보니, 살겠다, 라니요

 

 

내게 겪게한 일이 정말로, 죽을 만큼, 당신에게 미안한 일이었나요

 

그 미안함 때문에 도저히 얼굴을 마주할 수 없을 만큼?

 

아니요, 아니요

 

그런 건 어른들의 거짓말 베스트3 중 하나입니다

 

내가 동굴 속에서, 오래전 그자리에서 죽어간 뼈들과 인사하고 있을 때

 

당신은 패밀리레스토랑에서 귀여운 딸아이 입속에

 

피가 배어나는 미디엄의 스테이크를 잘게 썰어 넣어주고 있던 걸요

 

만약에 그순간 나를 보았더라면

 

당신은 살겠다, 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까요

 

세상이 나를 죽이기로 작정하면 한주먹 꺼리도 아니란 것을, 당신 덕분으로 알게 된 사람한테

 

살겠다, 라니요

 

이제 내가 어떻게 살아가더라도 당신은 미안하다, 는 말만 앵무새처럼 백 번 하면 되는 것이죠

 

그 백 번을 다 채우면 당신은 대단한 뭔가를 깨달은 듯이, 인생은 자기만의 몫

 

이라고 말하면 되는 것이죠

 

네네. 인생은 자기만의 몫, 입니다

 

그 생각을 하며 잠이드니 아침에는 비가 내립니다

 

쪽문 밖으로 팔을 내밀고, 비가 오니 살겠다, 라고 내가 생각하는 것도

 

비가 들으면, 껄껄, 웃을 일이지요

 

당신은 나 때문에 죽지 않고, 나는 비 때문에 죽지 않겠지만

 

그래도 어쩝니까

 

아, 나는 비가 오니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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