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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2.20 꿈에서 온 트랙백 (16)

꿈에서 온 트랙백

2010.02.20 22:16 from paRamnésie

 

 

 

 

 

 

 

 

 

 

 

 

 

 

 

 

 

 

 

 

 

그러니까, 안녕,

 

어젯밤엔 꿈많은 얕은 잠이 왔었습니다

그 꿈속에서 나는 웃었습니다

한 순간도 울고 싶은 적이 없었습니다

그 꿈에 있는 동안, 바람이 불고, 나는 뿌리없이 흔들리고

뿌리가 돋아 그 뿌리가 뽑힐 때까지 흔들리고

그러고도 나는 웃었습니다

 

얼굴도 없는 당신이 내게 말했었습니다

넌 일생 미움 받지 않으려고 발버둥쳤지만

그것은 사랑 받지 않으려고 발버둥친 거와 같았어,

순간 그곳은 호수가 되었습니다

저기, 쉴새없이 자맥질하는

오리가 보여요,

 

쏴버리고 싶다, 라고 생각하자

내꿈의 전지적작가가 내게 말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총을 가져본 적이나 있었니,

너의 영혼은?

라고 말하자 참지 못하는 것은

내 영혼입니까, 오리입니까, 내 가져본 적도 없는 빈총입니까

 

방아쇠를 당겨본 일 없으나

나는 알고있습니다, 자각몽을 꾸는 자에게

총 따위는 필요 없어요,

자맥질하는 오리의 젖지 않는 꽁지털 빛깔이 곱다고 생각합니다

저와 같은 것들이 내가 한껏 탐낸 꿈이었으니

안녕이라고 말하지 않아도 이꿈은 끝나게 되어 있으니

 

그러니까, 안녕,

이라고 나는 말해보았습니다

그러니까, 안녕,

숱한 내 에필로그들

에필로그의 에필로그들, 의미도 없이 반복하여

그러니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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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hoopoonk 트랙백 0 : 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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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흰돌고래 2010.02.20 22:25

    아 소규모아카시아밴드 노래 - so good bye . 좋아하는 노래에요 -
    슈풍크님, 저는 왜 이 글이 좋을까요?

    • addr | edit/del 슈풍크 2010.02.20 22:34

      꽤 지난 노래지만,
      계절마다 한번쯤은 듣곤하는 노래예요.
      다음번 들을 땐 봄이겠네요. 히.

      이글이 좋으시다면 아무래도
      오리가 등장해서가 아닐까, 생각해봤어요 ㅋㅋ
      귀여운 동물들을 사랑하는 흰돌고래님 :)
      총, 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게
      왠지 미안해지고 있어요..ㅋ

    • addr | edit/del 흰돌고래 2010.02.20 22:48

      오리때문일까요? 정말 그럴까요?^^
      (ㅎㅎㅎ)

      아니에요 슈풍크님, 저 꽤나 과격(?)해요. 그러니까 그런 단어 아무렇지도 않아요.. ㅎㅎㅎㅎ

    • addr | edit/del 슈풍크 2010.02.20 22:54

      아하하. 빵터졌어요.
      그럼 총 때문에 좋으신 건가요? ㅋㅋㅋㅋ

      흰돌고래님의 과격하신 매력을
      새롭게 발견하다니, 흐흐흐.

  2. addr | edit/del | reply 느림보 2010.02.21 00:21

    http://www.raysoda.com/Com/Photo/View.aspx?u=27634&f=U&pg=1&p=386377
    안 녕 하 고 인 사 를

    • addr | edit/del 슈풍크 2010.02.21 00:55

      방 과 책 과 컵 과 시 디 와 창 문 과 삼 파 장
      스 탠 드 와 바 닥 에 버 려 진 가 방 과 혼 자
      남 아 있 는 시 간 들 위 로 쌓 이 는 말 없 는
      먼 지 들 과 창 밖 으 로 사 람 들 지 나 가 는
      소 리 와 이 모 두 를 가 능 하 게 해 준 모 든
      것 들 에 대 해 안 녕 하 고 인 사

      했습니다. 이 안녕은 굿바이가 아니라
      헬로우인가요? :)
      스탠드 켜두고 늦도록 글쓰고 싶을 것 같은 방이에요.
      역시 느림보님이시라
      귀퉁이에 밀란쿤데라의 느림이 보이는군요.
      나머진 눈나뻐서 안보이고..
      사진들도 잘 보았습니다. 헤헤.

  3. addr | edit/del | reply 클리티에 2010.02.21 01:26

    아아, 슈풍크님이 보내주신다던 트랙백이 어디있을까 했는데.. ^^*


    So Goodbye, 서정적이면서 우울하죠.. 후렴구를 반복해서 듣습니다.

    So Goodbye, I'm gone..

    • addr | edit/del 슈풍크 2010.02.21 01:47

      보내는 방법을 아직도 잘 모르겠어서..
      마음으로만 보낸 거였어요 :)
      수동 트랙백? ㅋㅋ

      밝은 노래도 아닌데, 가끔 흥얼거려요.
      신나서 부르는 콧노래처럼요..

  4. addr | edit/del | reply 꼬뮌 2010.02.21 02:14

    스몰 아카시아 밴드, 저는 제가 모르는 어느 외국 인디밴드인줄 알았네욬ㅋ 하마터면 피치포크에서 스몰 아카시아 밴드를 검색해볼면 했습니다.

    저는 평소에 꿈을 잘 안꿔요. 제가 잠을 잘자나봅니다. 이래뵈도 불면증이 약간 있는데도 말이죠.
    오~래전부터 자각몽을 꾸는 사람들이 무척 부러웠어요.
    그래서 자각몽을 꾸는 연습을 시도(금방 그만두었지만)하기도 했는데
    애당초 꿈을 안꾸니 연습이고 뭐고 없더군요.
    (저는 그냥 꿈이라도 좀 많이 꾸고 싶어요.)

    • addr | edit/del 슈풍크 2010.02.21 03:34

      피치포크에서 스몰아카시아밴드를 치세요,
      암껏두 안 나와요 ㅋㅋ 꼬뮌님, 노래가사가 영어여서
      그러셨군요. 팀이름과 제목을 테그에만 넣어뒀더니
      이런 혼돈이..ㅋㅋ

      그리고 자각몽을 연습하시다니요. 하하.
      전 자주 꾸는데, 이건 뭐 알려드릴 수도 없고ㅋ
      꿈없는 잠이 최고죠!
      꿈을 대하드라마로 꾸는 저는
      꼬뮌님이 부러운데요.

  5. addr | edit/del | reply 엘군 2010.02.21 04:12

    꿈을 잘 꾸지 않는 저로서는 신기하네요..^^

    • addr | edit/del 슈풍크 2010.02.21 22:42

      신기한 일인 줄 몰랐어요.
      원래 꿈을 많이 꾸는 편이니까 확률적으로
      자각하는 경우도 조금 더 많으려니 했는데
      오, 왠지 재밌어요ㅋ

  6. addr | edit/del | reply 위소보루 2010.02.21 20:42

    이 노래와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Love is lie는 무척이나 닮아 있더라구요. 한때 이 두곡과 에피톤 프로젝트의 그대는 어디에,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를 같이 무한 반복으로 들었었던 기억이 나네요 ^^

    전 반복되는 꿈을 많이 꾸는 편이었는데 요샌 새로운 스토리들이 있더군요. 물론 잘 꾸지는 않지만요 ㅋ

    • addr | edit/del 슈풍크 2010.02.21 22:53

      버터플라이랑 랄라라도 그렇구요..
      전체적으로 쓸쓸하고 단조로운 느낌이 가득했는데
      지금도 1집 만한 앨범이 없다고 생각돼요.
      글구 에피톤프로젝트를 좋아하신다니,
      아무래도 즐겨듣는 노래들이 꽤 비슷할 것 같은데요.
      혹시.. 파스텔뮤직 단골 아니신지?ㅋ

      저는 반복되는 꿈은 거의 꾸어본 일이 없어서
      간혹 그럴 때면 굉장히 신경이 쓰이더군요.
      하지만 대부분이 그냥 개꿈ㅋㅋ

  7. addr | edit/del | reply 旅인 2010.03.12 18:05

    넌 일생 미움받지 않으려고 발버둥쳤지만
    그것은 사랑받지 않으려고 발버둥친 거와 같았어

    이 구절을 조금은 이해할 것 같습니다.

    저는 스몰 아카시아 밴드의 노래보다 비디오가 너무 마음에 듭니다. 저도 젊고 아리따운 아가씨의 한쪽 신발을 들고 냅다 달아나고 싶군요. 저 CD플레이어에서는 어떤 음악이 흘러나올까요?

    • addr | edit/del 슈풍크 2010.03.12 21:22

      다 안다, 라는 말보다 조금은 이해한다, 라는 말을
      더 믿습니다. 감사해요.

      노래도 좋지만 사실 저 비디오를 무척 좋아합니다.
      남자가 신발을 집어가는 타이밍은 늘 떨려요.
      이어폰에선 몹시 쓸쓸하고도 따스한 목소리,
      이를테면 어떤날의 '초생달' 같은 노래가 흘러나오는데
      내릴 쯤엔 그녀가 슬며시..
      웃을 거라고 상상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