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 드미'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3.08 엘비라 마디간 (9)
  2. 2010.02.26 천박해질 권리 (5)

엘비라 마디간

2010.03.08 01:53 from luMière

 

 

 

 

 

 

 

 

 

 

 

 

 

 

 

그토록 눈부신 영화를 본일이 없었지, 잔이 엎질러지기 전에는.    

 

  그토록 잔혹한 영화를 본일도 없었어, 내 너를 만나기 전에는.                      

 

 

                   

                                                                     1967. Elvira madigan.

 

 

 

 

 

 

 

 

 

 

 

 

 

 

 

 

 

 

 

 

'luMièr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두 개의 진실  (12) 2010.03.30
데본 아오키의 幻影  (11) 2010.03.12
엘비라 마디간  (9) 2010.03.08
미망도 뭣도 아니라  (6) 2010.03.05
너의 빨간 혀  (0) 2010.03.02
순간,  (6) 2010.02.24
Posted by shoopoonk 트랙백 1 : 댓글 9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addr | edit/del | reply 旅인 2010.03.08 08:28

    단 한번 보고 좋아하게 된 모차르트의 유일한 음악, 피아노 협주곡 21번.

    • addr | edit/del 슈풍크 2010.03.08 10:54

      아, 너무 좋지요~ 아직도 도입부만 들으면
      몽롱한 꽃밭이 눈에 선합니다.
      아웃오브아프리카에 나온 클라리넷 협주곡하고
      이것하고. 저도 모차르트는 둘밖에 안 좋아하는 듯해요.

  2. addr | edit/del | reply 꼬뮌 2010.03.08 09:20

    어떤 영화인지, 궁금하네요. 보고싶기도 하고.

    • addr | edit/del 슈풍크 2010.03.08 11:18

      꽃밭 위에 잔이 엎질러지는 영화
      나비가 총살 당하는 영화, 라고 말하면 뜬구름 같고요
      사랑의 도피에 관한 영화
      결국은 견디지 못하고 죽어버리는 영화,
      라고 말하면 너무도 통속적이 되어버리는 그런 영화입니다.
      하지만 절대로 그게 전부는 아니죠.
      사랑이 눈부시다면 그 눈부심의 정점을
      사랑이 잔혹하다면 그 잔혹함의 정점을
      보여주는 그런 영화였습니다.
      이렇게 설명하면 무척 강렬할 것 같지만,
      그 모든 일이 믿기 힘들 만큼 평온한 가운데 진행되어서
      저한테는 오래 잊혀지지 않는 영화입니다.
      오직 이 한편만을 남긴 여배우가
      무척 아름답고요 :)

  3. addr | edit/del | reply 클리티에 2010.03.08 20:42

    댓글을 보니 더더욱 이 영화가 궁금해지네요. 고전영화라 구하기 어려울듯 하지만, 꼭 찾아서 보고 싶습니다. ^^*

    • addr | edit/del 슈풍크 2010.03.10 01:44

      댓글 만큼 감흥이 안 오시면 어쩌죠?
      혹시 구하기 어려우시면
      제가 가진 파일 보내드릴 게요 :)

  4. addr | edit/del | reply 서정적자아 2010.03.08 21:55

    여주인공 닮았단 이야기를 듣고 본 영화. 근데 하나도 안 닮았다는. 하하. 그 뒤에 몇번 더 그얘길 들었는데.. 정말 안 닮았다는.

    사진은 언제나 좋고. 언제나 아련하군요.

    • addr | edit/del 슈풍크 2010.03.10 01:48

      그러고보니 눈빛이 닮으셨단 느낌도 들어요.
      사진이 작아서 제대로 보진 못했지만
      저는 모니카 벨루치의 눈을 떠올렸었는데요
      혹시 그런 얘긴 안들어보셨나요? :)

  5. addr | edit/del | reply 빨간 장미 2010.06.02 01:27 신고

    수채화같은 느낌이 좋아요. 제 인생도 수채화같았으면 좋으련만,

천박해질 권리

2010.02.26 03:42 from paRamnésie

 

어떤 곳을 지옥이라고 말한다고 해서 사람들을 그 지옥에서 어떻게 빼내올 수 있는지,

그 지옥의 불길을 어떻게 사그라지게 만들 수 있는지 까지 대답되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따라서

우리가 타인과 공유하는 이 세상에 인간의 사악함이 빚어낸 고통이 얼마나 많은지를 인정하고,

그런 자각을 넓혀나가는 것도 아직까지는 그 자체로 훌륭한 일인 듯하다.

이 세상에 온갖 악행이 존재하고 있다는 데 매번 놀라는 사람, 인간이 얼마나 섬뜩한 방식으로

타인에게 잔인한 해코지를 손수 저지를 수 있는지 보여주는 증거를 볼 때마다

끊임없이 환멸을 느끼는 사람은 도덕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아직 성숙하지 못한 인물이다.

나이가 얼마나 됐든지 간에, 무릇 사람이라면 이럴 정도로 무지할 뿐만 아니라

세상만사를 망각할 만큼 순수하고 천박해질 수 있을 권리가 전혀 없다.


수잔 손탁  ‡  타인의 고통 中

 

 

 



 

 

 

 

 

 

 

 

 

 

 

 

 

 

 

 

 

라디오는 어때? 라고 당신이 물었을 때

그 화창한 봄의 수목원에서요,

매일매일 빨고 또 빤 빨래를 색이 다 빠질 때까지

유한락스에 손이 삭아서 없어질 때까지 문대고 있는 기분이에요, 라고 내가 말할 때

당신 손엔 수잔 손탁의 책이 들려 있었지요. 재밌어요, 그책?

고통인데, 재밌을리가. 그래봐야 타인의 것이잖아요.

그리고는 꽤나 짜증스런 선문답이 이어졌는데, 내가 했던 말도 당신이 했던 말도

기억에 없어요. 당신은 꽃들 속에 지친 듯 앉아있었고,

나는 카메라를 들고도 사진을 안 찍었지요.

왜 그랬을까요, 봄이 너무 휘황하여 그랬나요?

그 봄이 또 오려는지 오늘은 날이 따스했지요, 이제는 당신에게 말하고 싶었어요.

이것은 다른 무엇과 마찬가지로 타인의 고통, 일 뿐이라고요.

미안하단 말 듣기 싫고, 무력하단 말은 더 듣기 싫고

그냥 읽지 않을 책의 목록이 좀 더 생겼습니다, 라고요.

말하건대 수잔 손탁은 읽지 않겠어요, 아무와도 수잔 손탁에 대해선 이야기 않겠어요.

이것이 당신에 대한 내 애정과 환멸과 고통에 대한 맹세라면 코웃음 칠 건가요?

그래도 다행인 건, 다시는 수목원에 안 가겠어요,

라는 말은 죽어도 못 하겠네요.

무엇을 잃어도 아 수목원에는 가고 싶어요, 어서 장미가 피어서,

그 화려한 것들을 차마 찍지는 못하고 보고만 싶어요,

느리게 지나는 오후 내내, 넋을 놓고. 천박하게

 

 

 

 

 

 

 

 

 

'paRamnésie' 카테고리의 다른 글

しろ  (4) 2010.03.26
소멸을 꿈꾸는 이면지  (6) 2010.03.16
천박해질 권리  (5) 2010.02.26
꿈에서 온 트랙백  (16) 2010.02.20
20050902 날씨맑음  (10) 2010.02.16
여행하는 남자  (4) 2010.02.03
Posted by shoopoonk 트랙백 0 : 댓글 5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addr | edit/del | reply 느림보 2010.02.26 10:21

    지금의 여기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환멸과 분노를 끊임없이 느끼고 있는 저는 ㅠ.ㅠ
    까짓거. 그냥 미성숙한거 인정 ! ㅋ

    • addr | edit/del 슈풍크 2010.02.26 20:28

      지금의 여기에서는, 성숙이 성숙하지 못하고
      미성숙이 미성숙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천박함이나 탐하고 있는 것이 참 부끄럽네요..

    • addr | edit/del 느림보 2010.02.27 09:39

      사실은 수전 손탁을 좋아합니다. 정확히는 그의 얼굴을 좋아한다고 하는게 맞겠죠. 이사람 책을 사게 된것도 얼굴에 반해서 샀으니까요.

      간혹 글이 안풀릴때 읽는 책들이 있는데, 손탁의 책이 그렇습니다. 명문이라기엔 좀 뭤하지만, 기능적이고 명료합니다. 군더더기 없이 글을 쓰고 싶은데 말이죠. 생각이 너무 많아요. 오대수씨랑 비슷하게. 그럼 나도 5 년간 군만두 철창에 가야할까요. 흙.

    • addr | edit/del 슈풍크 2010.02.27 11:22

      제가 르 클레지오 책을 산 이유와 비슷하군요. 하하하.

      저는 뭐랄까, 엄격함이 느껴지는 작가를
      좀 무서워하는 것 같습니다. 다른 의미나 다른 이미지를
      전혀 생각할 수 없는, 그런 압도적인 느낌을요.
      맹세는 맹세이고, 두려움은 두려움이고,
      좋은 글에 대해선 앞뒤 안가리고
      집중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말이에요.

      상상을 하지 말아봐, 라는 오달수씨 대사가
      음성서비스로 ㅋㅋㅋ
      군만두 말고 산낙지를 드셔보심이..
      그리구 오대수씨정도 명료해지시려면,
      똑같이 15년 정도는.. ㅋㅋㅋ 죄송해요.

    • addr | edit/del 느림보 2010.02.28 09:45

      앗. 손탁은 엄격하지 않은데. 저에겐 거의 여자 아이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