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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2.13 찍을 수 없는 것 (12)

찍을 수 없는 것

2010.02.13 21:55 from songErie

눈보라, 열네번째 사랑의 방

열아홉번째 사랑의 방

아홉번째 사랑의 방

짚으로 만든 오두막

겨울의 방

쌍둥이들

채색 유리창

떠나간 사랑의 방

열두번째 사랑의 방

 

 

처음 카메라라는 물건이 좋아졌을 때, 포콩을 알았다.

그때 처음 본 사진은 푸른 물가에 아이들이 앞사람 어깨에 팔을 걸고 줄지어 선 모습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그것은 줄지어 세워져있는 어린이 마네킹이었다. 그것이 가짜인 것을 한참 후에 알고는

오히려 반해버렸다. 거기엔 뭉클한 아름다움이 있었다, 절박하리만큼 또렷하게 연출된.


“우리는 어떤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 사진을 찍는다.

 그러나 소유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음을 곧 깨닫게 된다.

 하여, 잃어버린 것의 영광을 노래하기로 결정하자, 기적이 일어난다.

 부재에 적응하려고 세심히 노력함으로써, 현존의 매우 확고한 인상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사진은 종교적 실천이다.

 얻으려 생각하는 것을 얻지 못하고, 구하려 생각하는 것을 구하지 못하지만

 더 많이 얻고, 더 많이 구할 수 있으니 말이다."


"가장 찍고 싶은 것이 가장 찍을 수 없는 것이다, 사랑의 얼굴...

 눈을 뜨면, 행복이 지나간 통로인양 완강히 남아 있는 한 꿈의 추억.

 행위는 모두 사라지고, 남은 것은 사랑하는 이에 대한 빛살처럼 퍼지는 인상뿐이다.

 그의 곁에 있었고, 그의 존재가 줄 수 있는 모든 은혜를 받았다는, 무한한 향수가

 아침나절을 술렁이게 한다. 천사의 그림자, 전부의 옆을 지나온 느낌."


"흔적들, 잔해들, 부재의 광경으로 생명, 열, 현존의 가장 높고 강렬한 힘을 환기시키는 것...

 나는 빈 방에 남겨진 만남의 자취, 사랑하는 이가 머물렀던 흔적들이 그 어떤 초상보다 더 강렬하게

 감정의 현존을 표현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그것은 디지털 방식 이전의 것이요, 그 어떤 특수 효과도

 사용하지 않은 것이었다. 사진 찍힌 것은 모두 진실이다."   Bernard fau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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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hoopoonk 트랙백 0 :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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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2010.02.14 00:47

    비밀댓글입니다

  2. addr | edit/del | reply 꼬뮌 2010.02.14 01:46

    개인적으로 사진이라는 것은 언제도 너무나 범접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언제도 정말 멋지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도 카메라를 매만질 날이 올까여.
    사실, 요원해보입니다.

    • addr | edit/del 슈풍크 2010.02.14 21:12

      어쩌면 다른 장르보다 가깝지 않을까요?
      모두에게 멋진 사진을 찍기는 어렵지만
      내가 좋아하는 만큼의 사진만 찍을 수 있어도
      충분히 좋지 않을까요?
      카메라의 세계로 오세요~ㅋ

  3. addr | edit/del | reply 엘군 2010.02.14 02:16

    사진이란.. 참..

    • addr | edit/del 슈풍크 2010.02.14 21:14

      사진이란.. 참..
      말줄임표가 필요한 존재인 듯해요.

  4. addr | edit/del | reply 느림보 2010.02.14 09:08

    그래서 제가 찍은 사진들에는
    제가 사랑했던 사람들의 얼굴들이 없군요.

    • addr | edit/del 슈풍크 2010.02.14 21:18

      그래서 또
      찍는 걸 멈추지는 말자고 말하고 싶네요
      가장 찍고 싶은 것은, 언제나 찍히지 않은 채
      달아나 버릴 테니까요.

    • addr | edit/del 느림보 2010.02.15 16:21

      그런데. 그 사라진 공간.
      아무것도 없는 공간을 바라보는것이
      망연하게 말이죠. 그게 이상하게 매혹적입니다.

  5. addr | edit/del | reply 2010.02.14 21:05

    비밀댓글입니다

    • addr | edit/del 슈풍크 2010.02.14 21:25

      훌륭한 소통을 하고 싶어요.
      가리려하지 않는 소통.
      그리고 그 짧은 기쁨을 오래 기억하고 싶어요.
      마음을 열기 힘들다면
      대신 렌즈 캡을 열고 조리개를 여는 것으로
      어떻게든 할 수 있는 만큼요.

      저두 사진들 너무 잘 보고 있어요.
      카메라 없이 외출하는 날들이 길어지고 있었는데
      이렇게 의욕을 팍팍.. 주시니
      너무나 감사합니다 :)
      아무래도 조만간 어디로든 뛰쳐나가
      막샷을 날릴 듯해요. 하하.